지난 주일 저녁예배시 데이비드 램 교수가 설교를 마무리하는 기도에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를 붙이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문의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설명을 드리고자 합니다.
사실 데이비드 램 교수의 마무리 기도는 찬송가 28장의 후렴구였습니다.
Prone to wander, Lord, I feel it, Prone to leave the God I love; Here’s my heart, O take and seal it, Seal it for Thy courts above.
- Come Thou Fount of Every Blessing
우리 맘은 연약하여 범죄하기 쉬우니, 하나님이 받으시고 천국 인을 치소서
- 찬송가 28장 “복의 근원 강림하사” 3절 후반절
램 교수는 설교 중에도 직접 찬양을 부르면서 이 가사를 언급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찬송의 가사로 설교를 마무리하고자 했습니다. 설교 후 한 성도님이 “왜 아멘으로 기도를 마쳤느냐”고 질문하였을 때, 데이비드 램은 “시편의 수많은 기도들에 대해서 우리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라는 문구를 붙이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가 시편을 예로 들었던 것은 그의 기도문이 찬송 가사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꼭 구약의 시편이 아니더라도, 신약의 기도에서도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라는 표현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대표적으로 주기도문(마 6:9-13)과 축도(고후 13:13)가 언급된 성경 본문에 그러한 표현이 없으며, 지금도 우리는 예배나 모임에서 주기도문과 축도를 할 때 성경에 있는 그대로 기도할 뿐,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라는 표현을 더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라는 표현을 붙이지 않는다고 해서 기도의 유효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내 이름으로 간구하라고 하셨을 때(요 16:24 등), 기도의 끝에는 반드시 “예수님의 이름으로”라는 표현을 붙여야 효력이 발생한다는 의미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한다는 의미는 예수님의 뜻을 구하고, 예수님을 의지하면서 기도한다는 의미로 이해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웨스트민스터 대요리문답 180문답은 다음과 같이 되어 있습니다.
문.180.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함은 무엇인가?
답.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함은 그의 명령에 순종하고, 그의 약속들을 확신하며, 그의 공로를 힘입어 긍휼을 간구하는 것이니, 단순히 그의 이름을 언급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와 그의 중보로부터 우리가 기도할 용기를 얻고, 기도할 때 우리의 담대함과 능력, 그리고 기도가 열납되리라는 소망을 얻는 것이다.
Q. 180. What is it to pray in the name of Christ?
A. To pray in the name of Christ is, in obedience to his command, and in confidence on his promises, to ask mercy for his sake; not by bare mentioning of his name, but by drawing our encouragement to pray, and our boldness, strength, and hope of acceptance in prayer, from Christ and his mediation.
무엇보다 한국의 성도들과는 달리 미국의 그리스도인들은 다양한 표현을 사용하여 기도를 마무리 하곤 합니다. 아래 사이트는 기독교 기도에서 자주 사용되는 10가지 끝맺음 표현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몇 가지만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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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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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Jesus’ Name, A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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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God’s People Said, Amen.
•
We Pray This Trusting and Believing in You, A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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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God Be the Glory Forever and Ever, Amen
물론 데이비드 램 교수가 한국 교회의 문화를 고려하여 보다 보편적인 ‘In Jesus name, Amen’으로 기도를 마무리하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사실에 분명 아쉬움이 있습니다. 아마 오랜만의 한국 방문이어서 그 점을 놓쳤던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램 교수는, 그 다음 날 있었던 고신대 강의에서는 한국 교회의 일반적인 ‘In Jesus name’으로 기도를 마무리하였다고 합니다.) 이러한 점을 성도님들께서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